도리안( 지나가는 그리스인에게): 그리스 건물색이 왜 이런가?
지나가는 사람: 지도 잘 몰라예. 어느날 갑자기 이래 됐으예
도리안: 뭐야. 이거 그리스 인들이 그리스어를 안 쓰고 왜 경상도 사투리 쓰는 거야.
동자승: 여기에도 대마왕의 손길이...,
도리안: 음, 따뜻한 손길은 아닌 것 같음.....
길을 가다 꽈당 자빠지는 도리안. 바닥의 보도블록이 삐쭉삐쭉 튀어나와 있다.
도리안: 바닥이 왜 이래. 보도블록들이 딱딱 맞아 떨어지지도 않음. 기가 참. 원래 그리스하면 기하학, 도형의 발상지인데. 왜 이런 거야.
동자승: 도리안 아저씨, 저기 저 나무 좀 보세요.
나무가 반으로 나뉘어져 좌우대칭이 아니고 좌우 거꾸로 붙어 있다. 왼쪽 위로는 잎, 오른쪽 아래로 잎. 살랑살랑 날아다니는 나비 역시 좌우 대칭이 거꾸로다. 그래서 그런지. 나비가 지 마음대로 못가고 이리 쿵 저리 쿵 한다.
동자승: 끼악... 괴물이다.
지나가던 그리스인의 얼굴도 좌우대칭이 아니고 딱 반을 거꾸로 붙여 놓은 얼굴이다.
그리스인: 꼬마야. 내가 너무 잘생겼다고 그렇게 크게 소리 지르면 안돼. 미남 처음 보니.
(바르게 생긴 사람들이 좌우 비대칭 얼굴을 보며 연예인 같다며 웅성거린다)
도리안: 뭐야. 저 비대칭이 잘 생긴 얼굴이라고. 야, 이거 뭐가 잘못 되도 한 참 문제가 있구만.
동자승: 저길 보세요.
인간들로 만들어진 동상들이 모여 있다. 동자승과 도리안 돌 옆에 서서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며 논다.
그러다가 동상들 틈으로 뱀이 보인다.
도리안: 요셉아. 눈을 감던지 코 끝을 쳐다보고 사파리 눈깔 만들어.
동자승 사파리 눈을 만듬. 빅 클로우즙
메두사 등장
(메두사는 머리카락이 수천마리의 살아 있는 뱀으로 되어 있고 인간의 생명을 가지고 있다)
나레이션: 메두사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가장 추악한 괴물이다. 머리카락이 독특해. 아주 미끈 거려. 뱀 머리카락이거든. 원래 메두사는 아름다운 처녀였는데 여신 아테나와 미의 대결을 벌이다가 여신 아테나의 약을 바싹 올리는 바람에 아테나의 저주를 받아서 공포와 추함의 대명사로 변하게 되었답니다.
메두사; 오, 모래인간, 도리안 니가 왠일이냐.
도리안 동자승을 동상들 뒤에 감추며
도리안: 그리스의 사람들 얼굴을 좌우대칭이 안맞게 만든게 니 짓이냐.
메두사: 예스!
도리안: 그리고 여기에 있는 동상들 원래 다 사람들이었지.
메두사: 예스!
도리안: 예스, 예스하지마. 너 영어 학원 다니냐? 단어 암기 숙제 내줘?
메두사: 노! 영어 싫어.
도리안: 메두사. 너 왜 이런 나쁜 짓을 하는거냐.
메두사: 야 질문할 것을 해라. 괴물이 나쁜 짓을 해서 괴물이지. 그럼 내가 이 얼굴 들고 어디 가서 봉사 활동하랴.
도리안: 너는 원래 아름다운 처녀였잖아. 머리결도 엘라스틴 한 것처럼 고왔고
메두사: 지난 과거 이야기는 하지마. 나는 현실에 충실하는 현실주의자다. 현재의 내머리도 부드러워.
도리안: 그렇지. 징그러워서 그렇지. 뱀 살결도 부드럽긴 하지. 실제 만져 보면 말이야.
메두사: 근데 내가 여긴 웬일이냐. 설마 날 만나러 온건 아니겠지.
도리안: 너 보러 온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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