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 그 할아버지에게서 강렬한 무엇인가를 느꼈는지 누구시냐고 물어 온다.
도리안 선글라스를 살짝 눌러주면서
“한국에서 이름난 김봉남 할아버지다. 강원도 태생이지”
“김봉남 할아버지? 뭐, 뭐 하시. 하시는 분이냐”
“푸하하하. 땅꾼이시다.”
땅꾼이라는 말에 메두사 부들부들 떨고 있다. 땅꾼이란 뱀을 잡는 사람이 아닌가. 머리가 뱀으로 이루어진 메두사가 무서워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설마 그의 환생인가. 김봉남 할아버지의 모습은 대 수학자 모습인 오일러를 너무 닮았다. 메두사 종류의 괴물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수학자가 바로 오일러다. 그 이유는 오일러는 수학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자신의 시력을 잃었던 수학자다. 인간과 눈이 마주쳐야 위력을 발휘하는 메두사는 시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위력을 발휘할 수 가 없다. 그런데다가 수학의 천재들이 아닌가. 학생들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귀신, 괴물, 요괴 같은 3종 세트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이 수학인데 그런 수학자의 파워 앞에 한낱 메두사의 힘으로는 역 부족일 수밖에 없다.
메두사 부들부들 떨다가 한 가지 의문을 가진다. 과연 땅꾼 김봉남씨가 오일러 같은 수학적 지능을 지니고 있을까하는 의문이다.
그래서 메두사 역시 섣불리 공격을 못하고 쉬익쉬익 거린다. 쉬익쉬익은 뱀 머리카락에서 나오는 소리다. 김봉남 할아버지 눈은 멀었지만 귀는 아주 밝다. 한 가지 기능이 사라지고 나면 남은 기능이 아주 뛰어나게 변신하는 것이 인간의 능력인지라 귀는 상당히 밝다. 김봉남 할아버지 쉬익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메두사 움찔하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뱀들을 조용히 시킨다. 일단 도리안, 메두사는 거울대칭이 약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학에서도 문제를 알고 답을 쓰면 백점만점이라. 무슨 소리냐면 손자병법, 손녀병법 아니다. 손자병법에 나온 이야기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도리안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도리안 천 냥 마트에서 사온 거울로 메두사에게 비춘다. 책을 많이 읽으면 알겠지만 역사적으로 메두사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돌로 변해서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도리안의 거울 대칭 공격을 감행했다. 그러자-----
메두사 자신의 뱀 머리카락으로 도리안의 거울을 획 낚아채며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비춰 보며
“오늘 진짜 화장 잘 안 먹었네. 팩트 파우더 바꿔야 하나”
엉, 메두사에게 거울공격이 먹히지 않는다. 거울을 비춰서 테세우스가 메두사를 죽였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란 말인가. 메두사, 도리안의 당황하는 표정을 읽으며
“야야, 그거 언제 적 이야긴데. 내가 거울 비추면 죽을 줄 알았지. 사람들은 말이야. 자기만 발전하고 남은 그대로 인 것으로 판단하는 나쁜 버릇이 있지. 자신만 발전하고 남은 옛날 그대로라는 편견을 버려. 호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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