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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19, 2011

SF수학판타지, 수학퇴마사 - 제 5화

 또 다른 한편, 일광 바닷가 새벽. 피서 철이지만 아직 새벽이라 인적이 드물다.
불쑥 하고 모래 손이 물가 근처 모래 위에서 튀어나온다. 요괴인가? 수학요괴라면 인적이 드문 시간에 등장할 리가 있나. 사람들을 괴롭히려면 해수욕장 개장시간에 나타나야 할 것이다. 수학요괴는 아닌 것 같아  보인다.
모래로 된 양손은 모래를 한 움큼 쥐더니 도란도란 튕기기 시작한다. 급기야는 조물락 조물락 둥가 둥가 툭하고 뭔가 만들어낸다. 우리 어릴 적에 모래 공을  만들듯이  말이다. 공의 부피는 이다. 하지만 지금 만들어낸 것은 공이 아니다. 사람 모양인데. 엄청난 덩치의 보디빌더 모양의 사람이다. 인간을 가장 아름답고 우람하게  빗은 모습이다. 그의 앞가슴 근육라인은 수학의 사차함수 ()모습이다. 터질듯 한 가슴근육에  붙어 있는 젓꼭지는 정확히 사차함수의 극솟값을 나타낸다. 누가 뭐래도 중간값 정리를 보여 줄 수 있는 가슴근육라인이다. 이 정도 이야기하면 인터넷 검색으로 사차함수의 그래프를 찾아봐 주는 게 수학요괴에게 일방적으로 안 당하는 자세다.
 그리고 이 모래 괴물의 복근 또한 상당히 매력적인 수학의 하나다. 그의 복근은 배꼽을 중심으로 그려지는 좌표평면을 나타낸다. 모눈종이처럼 나누어지는 복근의 조각들에 어느 누구라도 쉽게 좌표를 찍어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누가 감히 이 좌표평면, 복근에  점을 찍으랴.
 그의 등짝 역시 어떤 삼각형이 이등변삼각형인지를 3000m밖에서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이두박근 역시 들어서 힘을 주면 불룩하고  이차함수의 최댓값을 한 눈에 들어오게 만들어 준다.
 종아리 근육 또한  회전축을 엄청난 마력으로 돌린 입체기둥이다. 그의 모습은 부피란 바로 이런 것이란 것을 한 눈에 느끼게 만들어준다. 크아아아아
하지만  그에게도 치명적 약점은 있다. 일광바닷가 모래는 상당히 더럽다. 모래사장에 피서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도 많고 바다에서 떠 밀려온 해초류도 많다. 이 사나이를 빗을 때 그의 몸속 구석구석에 그 오물들이 박혀 있으니 이 사나이도 어디로 튈지 모른다. 혹시 요괴로 돌변할지도..., 이 근육질의 모래 사나이를 신은 도리안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럼 사내는 신의 작품이란 말인가. 신의 메시지는 뭘까? 그는 자신의 힘을 느끼기 위해 수상 구조 망루를 들어서 거꾸로 꼿아 버린다. 입 안에 가래와 호흡을 담아 바다 쪽으로 훅하니  불어 버리니 갑자기 파도가 거꾸로 불며 이안류가 발생한다. 만약  수영객들이 있었다면 위험했을 것이다. 바닷가를 두두두 뛰다가 해수욕장 귀퉁이에 설치된 오래된 화장실벽을 발로 차서 부셔버린다. 지나가던 개 한 마리를 들어서 휙 하니 바다 깊숙이 던져버리며 “상어야. 오늘 아침 식사는 보신탕이다. 옛다. 깻잎은 없어. ” 자신의 두 손을 포크레인으로 변형을 시켜 모래사장 깊숙이 파 먹혀 있는 재작년 쓰레기를 파 뒤집어 엎어 버린다. 일광 바닷가 한쪽편은 오물 냄새가 퍼진다. 온갖 횡포를 부리고 지치는 지 도리안은 들어 눕는다. 아직은 탄생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물기를 말리기 위해 일광바닷가 한 쪽 구석에 배를 깔고 드러누워 해가 뜨기를 기다린다. 지가 뭐 선탠하는 아가씨라도 되는 줄 아나.
시간이 흘러 해수욕장이 개장하고 피서객들이 하나 둘씩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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