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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15, 2011

제 18화 수학퇴마사

페렐만을 찾기 위해 아니 도모보이를 찾기 위해 러시아 숲속을 다 뒤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요괴나 사람 같으면 페이스 북을 뒤져 보면 되겠지만 페렐만은 페이스 북을 하지 않는 은둔수학자이다. 도모보이 역시 나이든 요괴이므로 시력이 나빠서 페이스 북을 하지 않는다. 도리안은 동자승 요셉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땅의 신, 사크파타를 만나러 갔다. 도리안이 떠난 후 동자승 바위에 앉아 염불과 성경을 동시에 읽고 있다. 그러다 예쁘게 생긴 버섯이 보여 호기심으로 다가간다. 숲속에서 만난 버섯은 화려할수록 독버섯일 가능성(확률)이 높다고 큰스님이 말씀하셨다. 조심스럽게 독버섯을 구경한다. 왜 신은 나쁜 식물을 화려하게 만든 것일까? 물론 검색해보면 자기 보호차원을 위해서라고 말하겠지만 그래도 독버섯은 너무 아름답다. 독버섯은 가운데 선을 기준으로 완전한 회전체를 이루고 있다. 회전체란? 회전축을 중심으로 아름답게 회전하면서 생기는 입체도형을 말한다. 동자승 요셉은 회전체를 생각하면서 세일러문의 변신장면을 떠올린다.  야릇한 감정에 빠진다. 하지만 동자승 이내 마음을 다시 잡으면 목탁을 친다. 앗! 그런데 저건 뭐야. 항아리같이 생긴 것이 화려 하네. 항아리 모양도 회전체의 일종이다. 속을 드려다 보고 싶은 동자승의 어린 마음. 속을 보기 위해 머리를 들이 대는 순간, 쑤욱하고 항아리 같은 곳으로 빨려 들어간다. 동자승을 빨아들인 것은 다름이 아닌 식물계의 블랙홀 같은 존재. 네펜테스믹스타(학명 Nepenthes x mixta)로 알려졌으며, ‘원숭이 컵 항아리(Monkey Cup pitcher)’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작은 새를 잡아먹기도 하지만 이 녀석은 이 숲속에서 자신의 소화력을 높이면 인간 까지 삼킬 능력을 배양하였다. 네펜테스믹스타에 빠진 동자승 항아리 속이 미끈미끈한 액체라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발버둥을 칠수록 지쳐만 간다.  이 녀석의 소화력은 5분 이내이다. 보통의 경우는 오래 시간에 걸쳐 소화를 시키지만 이 녀석은 인간들이 키우다가 숲속에 내다 버렸기에 사악한 기운과 인간에 대한 배신감으로 엄청나게 빠른 소화력을 지니게 되었다. 인간들이 키우다가 버린 애완용 쥐들이 영국의 시궁창에서 엄청난 크기로 자란 것처럼.  이대로 간다면 동자승이 소화되기는 정말 시간문제다. 벌써 동자승의 겉옷인 가삼이 다 녹아 내렸다. 손바닥 역시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두려움에 울고 있는 동자승. 네펜테스믹스타는  좀 더 빨리 동자승을 먹기 위해 군침을 질질 흘리며  회전축을 중심으로 자신의 몸을 회전시킨다. 마치 믹스기가 회전을 하면서 과일들을 갈아 대듯이 말이다. 도리안------, 아-- 도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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