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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February 7, 2012

제 47화 수학퇴마사

도리안이 콧구멍에서 자신의 무기 수직선을 끄집어내자마자 메두사의 긴 머리카락 하나가 다가와 도리안의 다리를 걸어 앞으로 쑥 잡아 당겨 도리안의 머리가 아스팔트에 매다 꽂히게 한다. 다행히 도리안의 뇌는 깡통으로 이루어져 알루미늄 캔 소리만 나고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가만히 보니까 메두사의 모든 머리카락이 다 공격을 하는 것이 아니다. 엉킨 머릿속에서 마치 오징어의 촉완처럼 유별나게 긴 머리카락이 있다. 하지만 어떻게 저렇게 엉킨 머릿속에서 촉완 두 가닥만을 찾을 수가 있을까? 오징어는 쉽게 구별이 되지만...,
오일러 김봉남 할배가 도리안에게 녀석의 약점을 일러 준다. 녀석의 촉완 두 개를 끊어서 하나는 구불거리게 하고 나머지 하나를 이용하여 면적을 찾아내면 녀석은 힘을 잃게 된다고 한다. 이런 퇴치법을 ‘적분의 구분구적법’이라고 한다. 도리안 짜증내면서 그건 그런데 어떻게 촉완을 찾아 낼 수 있냐고 따져 묻는다. 할배 왜 자기에게 큰 소리냐며
“ 니가 판사냐, 검사냐. 위아래도 없나. 아무나 보고 반말이나 하고  짜증내게?”
도리안 가만히 생각하니 할배의 말이 맞다. 자기는 판사도 검사도 아니다. 몇 년 전에 나이 많은 할아버지보고 반말한 판사가 있었다. 버르장머리 없다는 어이없는 소리를 짖꺼린 판사가 있었다. 그 판사보다는 싸가지 있다고 생각한 도리안 고분해 진다. 
“진작 그럴 것이지. 내가 하는 것 잘 봐. 저기--- 욧.”
“왜요”
메두사가 대답을 한다. 그러자 할배
“얼음?”
메두사 “땡!”하고 답하자 메두사는 잠시 얼어 버린다. 할배의 마법에 놀라 탄복을 하는 도리안에게
“녀석은 잠시 얼었을 뿐이다. 15초가 지나면 다시 얼음이 풀려. 내가 하는 거 잘 봐”
오일러  김봉남 할배는 마치 헤어디자이너가 된 것처럼 메두사의 머릿결을 다듬는다. 손가락 사이로 머릿결을 싹싹 올려 길이를 따지더니 마침내 찾았다. 위로 쭉 올리자 촉완 두 개가 빼꼼히 올라온다. 그 때 바로 가위로 두 개의 촉완을 땡강 잘라내어 도리안에게 던진다.
“시간이 없으니 이 두 개를 이용하여 구분구적법을 완성하여라”
도리안, 일단 하나의 촉완으로 곡선을 만든다. 그 다음 구분구적법을 위해 직사각형들을 만들어 내야 하는 데 원통형 메두사의 긴 촉완으로 어떻게 직사각형을 만들지 고민을 한다.
오일러 할배 컬컬한 목소리로
“야이, 돌대가리야. 일단 수직선으로 원통을 토막내!”
돌대가리란 말에 자존심은 좀 상했지만 도리안 호텔 주방장의 심정으로 돌아가 긴 촉완을 토막토막 내어 여러 개의 원기둥으로 만들었다. 그 다음은...,
“야이, 돌대가리야. 보고 만 있으면 어떻게 해. 회전축을 품어서 잘라봐. 뭐가 생기는지 돌대가리야”
“돌대가리, 돌대가리 하지 마세요.”
“그럼 짜샤.”
“깡통이 들어 있으니 깡통 대가리라고요”
오일러 할배 말 대로 원기둥의 회전축을 품으며 자르니 직사각형이 두 개씩 두 개씩 생겨  난다. 자신의 수직선을 밑선 x축으로 하여 구분구적법인 사각형 쌓기로 곡선의 넓이를 구해낸다.
이제 힘이 빠지고 더 이상 움직일 수없는 메두사의 목을 도리안이 마치 테세우스가 된듯이
땡강 잘라 버린다. 오일러 할배, 애궂은 메두사에게는 우리가 무슨 원한이 있겠냐 하면서 메두사의 몸통과 촉완을 고등수학 적분 단원의 구분구적법에 날려 보내며 그의 넋을 기린다. 도리안, 오일러 김봉남 할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메두사의 머리는 뱀주 담는 유리통에 소주와 함께 담아 보관하고 아테나를 찾아 떠난다. 동자승아. 잠시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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