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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pril 1, 2012

제 74화 수학퇴마사

잠잠하던 바다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소용돌이는 원 속에 원이 자꾸 생기는듯한 모습으로 동심원 같다. 도리안 뭔가를 감지한 듯하다. 자신의 콧속에서 코털 뽑듯이 찔끔거리며 수직선이라는 무기를 끄집어내서 준비를 한다. 도리안의 이런 모습에 불안해 하는 동자승, 목탁이라는 원 모양에 접선의 방정식이 생기듯이 두들겨 댄다. 불안은 정말 불안한 일을 불러내게 된다. 커다란 소용돌이의 동심원을 뚫고 미친 여자처럼 튀어나오는 괴물이 있다. 그의 이름은 스킬라다.
파도의 너울을 타고 들려오는 대마왕의 소프라노 목소리
“이 놈들아. 수학보다 무서운 스킬라의 공격을 받아봐. 너희들이 무섭다고 하는 수학으로 한 번 대항해보시지”
도리안, 대마왕의 목소리에 강한 도전 의식을 느낀다. 아무리 무서운 귀신도 우리의 태도가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주게 되어 있다. 수학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복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어려운 수학문제도 정복하게 만들어 준다. 이번 녀석과의 승부 역시 강한 의지다. 물러서지 않는 강한 의지는 못할 것이 없다. 일단 스킬라에 대한 분석을 해보자. 몸길이 100m이다. 엄청 긴 녀석으로 수학문제로 따져 보면 서술형 문제에 해당한다. 바다선원들이 스킬라를 무서워하는 이유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상어도 무섭지만 상어는 수학의 객관식처럼 돛으로 찍을 수가 있다. 하지만 스킬라처럼 긴 서술형 괴물은 찍을 수가 없다. 풀이과정까지 다 써야 하니까. 녀석을 퇴치하는 길은 문제를 잘 분석하는 일일 거라고 도리안은 아랫도리에 힘을 주어 다짐을 한다. 오줌이 찔끔. 무서워서 그런것은 진짜 아니다. 동자승은 모르겠지. 서술형 문제는 끊어서 읽듯이 스킬라를 끊어서 분석을 하자. 이빨, 상어처럼 늘어선 이빨로 무엇이든 찢어 낸다. 조심해야겠군, 빨간 줄로 밑줄 치고. 머리는 6개로 여인의 형상이다. 야, 이건 여인의 변덕처럼 문제를 꼼꼼히 안 읽으면 함정에 빠지게 만드는 수학문제로군. 긴 목 역시 서술형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허리에는 사나운 개의 머리가 으르렁 되며 달려 있다. 그렇지. 서술형 문제 읽다보면 중간쯤에 정말 무서운 수학문제들이 숨어 있잖아. 몸통은 바다뱀처럼 미끈거리지. 서술형 문제를 그냥 읽다 보면 아무 뜻도 못 느끼며 눈으로만 읽어지게 되는 멍한 현상과도 같지. 도리안은 이번 대결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낀다. 아이들이 왜 서술형 문제를 싫어하는지 도리안은 스킬라를 보면서 제대로 느끼고 있다. 아마도 학원비만 대며 힘들다고 아이 탓만  하는 부모들도 이 스킬라 같은 서술형 문제를 본다면 아이들의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아참, 그리고 이 스킬라는 날개까지 달고 있어. 문제의 의도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말 강력한 서술형 문제다. 대마왕 녀석이 강력한 괴물에 수학의 엔진을 달았다. 이번에는 도리안을 제대로 공격하는 것 같다. 찢어질 듯한 서술형의 굉음을 내며 달려오는 스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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